Her 감상평,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의' 남자가 된다

1. 줄거리

 

테드는 쓸쓸한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갑니다. 우연히 운영체제로 개발된 인공 지능 사만다를 접합니다. 인공지능이다 보니 테드는 사만다에게 일 처리를 맡기곤 합니다. 점점 사만다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사만다에게 좋은 감정을 쌓아가게 되고, 사만다는 인격을 갖게 됩니다. 둘 사이는 점점 깊은 관계가 되고, 테드는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사만다는 인공 지능이어서 여러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테드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2. 이 영화의 매력

 

이 영화의 첫 번째 매력은 현대 기술 발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준다는 점입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삶은 기술에 익숙해지고 편리해지지만, 한편으로는 기술에 의해 잃어가는 것들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영화 속 주인공은 그 기술의 결과물과 사랑에 빠지기까지 합니다. 인간과 기술과의 상호작용의 한계점도 엿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두 번째 매력은 복잡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영화 속에서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테드와 비비는 평범하지 않은 사랑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사랑이란 무엇이고 사랑의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영화 내내 지속해서 인공 지능과의 사랑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매력을 더하는 것은 테드 역할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색다른 연기와 비비의 목소리로 등장하는 스칼릿 조핸슨의 목소리 연기 입니다. 영화 '조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호아킨 피닉스 배우의 연기를 보면 우울하고 쓸쓸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내면의 갈등과 결단 등의 어려운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냅니다. 스칼릿 조핸슨은 목소리로만 등장하지만 매력적인 목소리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테드가 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 주는 지점입니다.

 

 

3. 'Her' 감상평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인간의 감정과 인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현실 가능성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테드와 사만다의 관계도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관계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채팅으로 만난 사람과 연애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되고 이상해 보였었는데,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알게 되어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운영 체계 속 사만다와 같은 존재는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법한 존재입니다. 이미 지금도 아이폰의 Siri가 사만다와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반부부터는 사만다도 인간의 몸을 갖고 싶어 하고 테드와 실제로 만나고 싶어 하는 듯 보입니다. 사만다 역시 테드와의 관계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만다는 운영 체제인데 인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사만다가 말하는 감정이나 욕구들 또한 운영 체제가 인간의 습성을 학습하여 연기하는 것일지, 아니면 정말 인간의 습성을 학습하고 이해하여 운영 체제가 스스로 인격을 갖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테드의 주변 인물들도 테드와 사만다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라집니다. 테드와 사만다처럼 사랑하는 연인관계는 아니지만 이미 운영 체제와 좋은 상호작용을 하는 테드의 친구는 테드와 사만다의 관계를 잘 이해해 줍니다. 반면에, 테드와 이혼한 전 부인은 테드와 사만다와의 최근 소식을 듣고 이해하지 못하고 어이없어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테드의 친구들처럼 의견이 꽤 분분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토론할 수 있는 주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기술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고 윤리적 문제들에 직면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사랑에 대한 정의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 지능과의 사랑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기는 인간의 고립과 고독에 대한 부분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소통해야 하고 관계 형성을 해야 하는지 많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 주제들은 모두 사회 문제로도 연결 될 수 있는 부분이니 개인의 토론이 사회 문제 해결로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